개인파산 면책 안 되는 빚, 세금과 벌금 말고 또 무엇이 남을까요?
개인파산을 알아보다가 면책을 받아도 없어지지 않는 빚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금이나 벌금은 짐작이 가는데, 직원 월급이나 양육비, 누군가에게 끼친 손해배상까지 해당하는지는 감이 오지 않아서 파산을 해도 소용없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파산에서 면책이 안 된다는 말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법원이 면책 자체를 허가하지 않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면책이 허가돼도 법이 정한 일부 청구권만 책임이 남는 경우입니다. 뒤의 경우는 법에 열거되어 있어서 내 채무가 거기에 해당하는지 하나씩 대조해 볼 수 있습니다. 면책이 허가되면 그 목록에 없는 채무는 책임이 면제됩니다.
면책이 안 된다는 말은 어떤 두 가지를 뜻하나요?
구분 | 근거 | 결과 |
면책불허가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 사유가 있으면 면책 자체가 허가되지 않음. 다만 경위 등을 고려해 법원이 허가할 수 있음(제2항) |
비면책채권 | 제566조 단서 | 면책이 허가돼도 해당 청구권은 책임이 면제되지 않음 |
제564조 제1항은 불허가 사유를 제외하고는 면책을 허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원칙은 허가입니다. 그래서 내 채무 중 무엇이 책임이 남는 쪽인지와, 신청 과정에 면책이 막힐 만한 행동이 없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면책을 받아도 책임이 남는 채무에는 무엇이 있나요?
제566조 단서가 정한 청구권은 모두 여덟 가지입니다.
호 | 책임이 남는 청구권 | 확인할 점 |
제1호 | 조세 | 체납 세금의 종류와 금액 |
제2호 | 벌금·과료·형사소송비용·추징금·과태료 | 통지서와 납부 내역 |
제3호 |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 판결문·합의서에 적힌 책임의 원인 |
제4호 |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 사고 경위와 과실의 정도 |
제5호 |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재해보상금 | 개인사업을 한 적이 있다면 체불 내역 |
제6호 |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치금·신원보증금 | 직원에게 맡아 둔 돈이 있는지 |
제7호 |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 | 채권자목록의 누락 여부 |
제8호 | 양육자 또는 부양의무자로서 부담하여야 하는 비용 | 양육비·부양료 지급 의무 내역 |
제3호는 타인을 속이거나 맡은 돈을 임의로 쓰는 것처럼 고의가 인정되는 불법행위에서 문제가 되지만, 어떤 채무가 거기에 해당하는지는 사건별로 법원이 판단합니다. 카드대금이나 대출처럼 표에 해당하지 않는 채무는 면책이 허가되면 책임이 면제됩니다. 핵심 판단 기준은 빚의 이름이 아니라, 그 채무가 생긴 원인이 제566조 각 호에 들어맞는지입니다.
채권자목록에서 빠뜨리면 어떻게 되나요?
제566조 제7호는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다만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안 때는 예외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뺀 것인지 실수로 빠진 것인지가 갈림길이 되고, 이를 판단하는 것은 법원입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린 돈도 기억나는 대로 모두 적어야 합니다. 허위의 채권자목록을 내는 것은 따로 면책불허가 사유가 됩니다(제564조 제1항 제3호).
면책 자체가 막히는 사유는 무엇이고, 막히면 끝인가요?
제564조 제1항이 정한 사유에는 사기파산죄·과태파산죄 등 정해진 죄(제650조·제651조·제656조·제658조)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제1호), 허위의 채권자목록이나 재산상태에 관한 허위 진술(제3호), 이전에 면책을 받은 지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때(제4호), 낭비·도박으로 재산을 현저히 줄이거나 과대한 채무를 진 때(제6호) 등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1. 1. 25.자 2010마1554, 1555 결정은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파산신청 단계에서부터 문제 된 사례입니다. 채권자에게 채무를 지고 있던 채무자가 배우자의 상속재산에 관한 자기 상속지분을 모두 포기해 장남이 단독으로 상속하게 했고, 장남이 그중 일부를 처분하기까지 했는데도 파산신청서에 그 내용을 쓰지 않고 상속재산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원심은 이를 제564조 제1항 제1호·제3호의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고, 그런 행위를 하면서 낸 파산신청을 파산절차의 남용으로 보아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수긍하면서, 불허가 사유가 있어도 재량면책의 기회를 부당하게 잃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함께 짚었습니다.
사유가 있다고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면 면책을 허가할 수 있고(제564조 제2항), 면책 여부에 관한 결정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4항).
신청 전에 어떤 자료로 대조해 봐야 하나요?
자료 | 확인하는 이유 |
채권자별 채무 내역과 판결문·합의서 | 각 채무의 발생 원인이 제566조 각 호에 해당하는지 대조하기 위해서입니다. |
세금·과태료·벌금 통지서 | 제1호·제2호에 해당하는 금액을 따로 계산하기 위해서입니다. |
직원 임금, 양육비 관련 서류 | 제5호·제8호의 청구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
채권자목록 초안과 가족·지인 채무 내역 | 누락으로 제7호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
최근 재산 처분·송금 내역 | 면책불허가 사유로 번질 쟁점이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서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면책이 안 되는 채무가 있으면 파산을 해도 소용없나요?
책임이 남는 채무는 파산 후에도 따로 갚아야 하지만, 목록에 해당하지 않는 나머지 채무는 면책이 허가되면 책임이 면제됩니다(제566조 본문). 남을 채무의 크기와 면책될 채무의 크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파산의 실익을 가늠할 수 있고, 체납 세금이 큰 경우에는 개인회생과도 비교해 볼 만합니다.
Q. 개인회생의 면책 예외도 개인파산과 같은가요?
대부분 겹치지만 두 가지가 다릅니다.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청구권은 개인회생에서는 악의 여부를 묻지 않고 책임이 남습니다(제625조 제2항 제1호). 조세는 개인파산에서는 제566조 제1호로 남지만, 개인회생에서는 개시 당시 납부기한이 오지 않은 원천징수 조세·부가가치세 등 제583조 제1항 제2호의 조세만 면책 후에도 남고(제625조 제2항 제2호), 나머지 체납 세금은 보통 변제계획에서 전액 갚는 쪽으로 정리됩니다(제611조 제1항 제2호).
파산 신청 전에 따로 검토받아야 하는 채무는 어떤 경우인가요?
사기나 횡령 같은 사건으로 손해배상 청구나 판결이 있거나, 체납 세금과 과태료가 채무의 큰 비중을 차지하거나, 직원 임금이나 양육비가 밀려 있거나, 어느 채권자까지 목록에 적어야 할지 고민되거나, 최근 재산을 처분하거나 가족에게 송금한 일이 있다면 접수 전에 채무별로 대조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조문을 정리한 것이어서 개별 채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서류를 보고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