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나오는데도 개인파산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
월급은 매달 들어오는데 카드값과 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개인회생은 소득이 있는 사람이 이용하는 제도라는 말을 듣고, 소득이 있는 나는 개인파산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청을 접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먼저 답부터 드리면, 소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파산 신청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파산선고의 요건은 채무자가 지급을 할 수 없는 때이고, 소득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은 조문에 없습니다. 다만 소득이 있으면 법원이 그 소득으로 채무를 갚을 수 있는지를 더 꼼꼼히 보게 되고, 재산이나 소득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으면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을 가르는 것은 소득이 있느냐가 아니라, 소득에서 세금과 생계비 등을 뺀 가용소득으로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느냐입니다.
소득이 있으면 개인파산 신청 자체가 안 되나요?
채무자회생법 제305조 제1항은 채무자가 지급을 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이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파산을 선고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채무자가 지급을 정지한 때 지급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두 항 어디에도 소득이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은 없습니다.
개인회생도 문언상으로는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있거나 그러한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합니다(제579조 제1호). 두 제도는 지급불능 상태라는 같은 출발점에서 갈라지는 셈입니다.
소득이 있을 때 법원은 무엇을 더 따져보나요?
법원은 채무자에게 파산원인이 있어도 파산신청이 파산절차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 심문을 거쳐 신청을 기각할 수 있습니다(제309조 제2항). 대법원은 남용 여부를 판단하면서 채무자의 현재 및 장래의 변제능력이 무겁게 고려된다고 보았습니다. 파산신청의 동기와 경위, 지급불능의 원인, 제공된 정보의 정확성, 채무자가 예정한 지출의 낭비적 요소 등도 문제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1. 1. 25.자 2010마1554, 1555 결정).
소득이 있는 분의 파산신청에서는 그 소득으로도 채무를 갚을 수 없는 이유를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은 무엇으로 갈리나요?
갈림길은 가용소득입니다. 제579조 제4호는 가용소득을 근로소득·연금소득·사업소득 등 모든 소득의 합계에서 세금·건강보험료 등, 채무자와 피부양자의 생계비로 법원이 정하는 금액, 영업에 종사하는 경우 영업의 경영·보존·계속에 필요한 비용을 뺀 나머지로 정의합니다. 이 계산에서 남는 돈이 있으면 개인회생을, 남는 돈이 사실상 없으면 개인파산을 먼저 검토하게 됩니다.
구분 | 개인회생 | 개인파산 |
요건 | 정기적이고 확실한 수입이 있고, 담보 채권 15억 원·그 밖의 채권 10억 원 이하(제579조 제1호~제3호) | 채무자가 지급을 할 수 없는 때(제305조 제1항). 개인회생과 같은 채무 한도 규정은 없음 |
진행 | 변제계획에 따라 분할 변제. 기간은 원칙 3년 이내,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5년 이내(제611조 제5항) |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배당한 뒤 면책 여부를 심사 |
재산 | 재산을 유지하되 총변제액이 파산 시 배당액보다 적지 않아야 함(제614조 제1항 제4호) |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은 파산재단에서 제외되고 법이 정한 면제재산도 있음(제383조) |
소득이 있는데 가용소득이 남지 않는 경우는 어떤 때인가요?
가용소득 계산에서 빠지는 항목이 크면 소득이 있어도 남는 돈이 줄어듭니다. 신청 전에 아래 항목부터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확인할 것 | 이유 |
월 소득 합계(급여·연금·사업소득 등) | 가용소득 계산의 출발점(제579조 제4호 가목) |
세금·건강보험료 | 소득에서 공제되는 항목(나목) |
부양가족 수와 거주지역 | 법원이 정하는 생계비를 판단하는 요소(다목) |
영업 경비(사업자인 경우) | 영업에 필요한 비용으로 공제 여부 검토(라목) |
채무 총액과 채권자 내역 | 개인회생 채무 한도와 변제 가능성 판단 |
월 소득이 같아도 부양가족과 영업 경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이 계산은 자료를 놓고 해야 합니다.
지급불능이면 신청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나요?
지급불능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자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564조 제1항은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는 사유를 열거합니다.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파산재단의 재산을 은닉·손괴하는 등 사기파산죄(제650조) 등에 해당하는 행위(제1호), 허위의 채권자목록이나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재산상태에 관해 허위로 진술한 때(제3호), 과다한 낭비·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로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한 때(제6호)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은 이런 사유가 있어도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면책을 허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유가 있다고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숨기고 낸 파산신청은 법원이 어떻게 보나요?
앞서 본 2010마1554, 1555 결정의 사안에서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우자의 상속재산에 관한 자신의 상속지분 일체를 포기해 장남이 단독으로 상속하게 했고, 장남은 상속재산 일부를 처분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파산신청서에는 이 내용을 적지 않았고 오히려 상속재산이 없다고 기재했습니다.
원심은 이를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서 한 신청으로 보고 파산절차의 남용을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고, 대법원은 그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이 때문에 채무자가 재량면책을 받을 기회를 부당하게 잃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 결정은 상속지분 포기와 허위 기재가 함께 있었던 사안입니다. 재산 관련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같은 결론이 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급불능 상태여도 재산관계를 있는 그대로 밝히지 않으면 신청이 막힐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소득이 있는 분들이 이어서 묻는 질문
Q. 소득이 있는데 개인회생 대신 개인파산을 선택하면 법원이 거절하나요?
파산선고의 요건(제305조)에는 소득 조건이 없습니다. 다만 법원은 파산절차의 남용 여부를 판단할 때 현재와 장래의 변제능력을 무겁게 보므로,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신청이 기각될 가능성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Q. 도박이나 투자로 진 빚이 있으면 개인파산은 불가능한가요?
과다한 낭비·도박 등으로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킨 사실은 면책불허가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제564조 제1항 제6호). 하지만 제2항에 따라 법원이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를 고려해 면책을 허가할 수도 있어 사안별로 달라집니다.
Q. 예전에 상속지분을 포기한 적이 있는데 문제가 되나요?
위 결정은 상속지분 포기에 더해 신청서에 상속재산이 없다고 허위로 적은 사안이었습니다. 포기의 경위와 시점, 신청서에 어떻게 기재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자료를 놓고 확인해야 합니다.
신청 전에 한 번 더 점검할 상황
아래에 해당한다면 신청서를 쓰기 전에 자료를 놓고 어느 절차가 맞는지 먼저 따져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 소득은 있지만 가용소득을 계산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는 경우
• 최근 재산을 가족에게 넘겼거나 상속지분을 포기한 일이 있는 경우
• 도박·투자 손실이나 신청 직전에 받은 대출이 섞여 있는 경우
급여명세서, 건강보험료 납부내역, 채무 내역, 최근 1~2년의 통장 거래내역이 있으면 검토가 한결 빨라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이어서, 실제 결론은 소득과 채무 자료를 확인한 뒤에야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