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개인회생 기각 결정문이 도착했습니다. 신청 뒤 잠잠했던 독촉 전화와 문자가 다시 올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고, 다시 신청해도 되는지 항고라는 절차가 따로 있는지도 정리되지 않은 채 결정문을 몇 번씩 읽고 계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각은 신청 자격이 끝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각된 사실 자체를 사유로 삼는 호는 제595조의 기각 사유에 없고, 결정에 불복하는 즉시항고도 가능하지만 기간이 짧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결정문의 기각 사유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동안 중지됐던 절차는 속행될 수 있으니 독촉과 압류에 대한 대비도 같이 필요합니다.
기각되면 멈춰 있던 독촉과 압류는 어떻게 되나요?
개시신청 뒤 결정이 나기 전에 법원의 중지·금지명령을 받아 두었다면, 개시신청이 기각될 때 그 명령으로 중지된 절차는 속행됩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3조 제3항). 멈춰 있던 강제집행이나 채권 추심이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지·금지명령을 받지 않았다면 기각 전에도 멈춘 것이 없었으니, 먼저 결정문과 함께 어떤 명령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기각 결정에 즉시항고가 있으면 항고심에서도 보전처분과 중지명령 규정이 준용되지만(제598조 제2항), 즉시항고에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습니다(같은 조 제3항).
개인회생은 어떤 사유로 기각되나요?
제595조는 법원이 "기각할 수 있는" 사유를 일곱 가지로 정합니다. 재량이라는 점도 먼저 알아 두셔야 합니다.
호 | 기각 사유 | 재신청 전 점검할 점 |
제1호 | 신청권자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때 | 급여소득자·영업소득자 요건과 채무 한도(제579조) |
제2호 | 첨부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허위로 작성했거나 제출기한을 어긴 때 | 결정 전 보정 요구를 받은 서류가 무엇이었는지 |
제3호 | 절차 비용을 납부하지 않은 때 | 납부 내역 |
제4호 | 변제계획안 제출기한을 어긴 때 | 계획안 제출 일정 |
제5호 | 신청일 전 5년 이내에 면책을 받은 사실이 있는 때 | 면책일(파산 면책 포함)로부터의 기간 |
제6호 | 개인회생절차가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않은 때 | 변제 총액, 변제기, 이행 가능성 |
제7호 | 신청이 성실하지 않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절차를 지연시킨 때 | 신청 경위와 소명의 일관성 |
제2호부터 제4호는 서류·비용·기한의 문제여서 결정문에 적힌 내용을 보완하는 방향이 비교적 분명한 반면, 제6호와 제7호는 계획과 소명의 내용 자체를 따져야 합니다.
즉시항고와 재신청은 어떻게 다른가요?
구분 | 즉시항고 | 재신청 |
근거 | 제598조 제1항 | 제589조 제2항 |
기한 | 공고가 있으면 공고일부터 14일 이내(제13조 제2항), 공고가 없으면 고지일부터 1주 이내(제33조, 민사소송법 제444조 제1항) | 기각 사실 자체를 이유로 한 대기 기간이 제595조 각 호에 없음 |
결과 | 이유 없으면 각하·기각, 이유 있으면 원결정 취소 후 환송(제598조 제4항, 제5항) | 새 서류로 처음부터 심사 |
유의점 |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가장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서둘러야 함 | 신청일 전 10년 이내 개인회생 신청 사실이 있으면 관련 서류를 함께 내야 함(제589조 제2항 제6호) |
개인회생 기각 후 첫 판단은 항고냐 재신청이냐가 아니라, 결정문의 사유가 보완하면 되는 것인지 계획 자체를 다시 짜야 하는 것인지입니다. 결정문의 사유가 사실이나 법리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면 항고를, 보완할 점이 분명하면 새 서류를 갖춘 재신청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기각 사유를 어떻게 보았나요?
대법원은 제595조 제6호의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때"를, 개인회생절차로 변제되는 채무액의 현재가치가 채무자 재산의 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처럼 변제기, 변제율, 이행의 확보 등에서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맞지 않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제7호의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를 이유로 기각하려면 제1호부터 제5호에 준하는 절차적 잘못이 있거나 개인회생절차의 효과만을 목적으로 하는 등 부당한 목적이 인정되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대법원 2017. 2. 17.자 2016마1324 결정).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법원이 권고한 대로 변제기간을 줄인 계획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6호·제7호에 따라 개시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이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결정을 파기해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기각 사유가 막연한 불성실로만 적혀 있다면 어떤 잘못이나 목적을 가리키는지 따져 볼 근거가 됩니다.
재신청 전에 무엇을 점검하고 무엇을 공개해야 하나요?
재신청도 새 신청이므로 재산목록, 수입 및 지출에 관한 목록, 진술서 등을 새로 갖추어 내야 하고(제589조 제2항), 이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면 그 자체가 기각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제595조 제2호). 기각 이후 생활비 때문에 새로 빌린 돈이나 새로 들어온 수입, 달라진 재산이 있다면 새 서류에 그대로 반영해야 합니다. 이전 신청과 달라진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함께 준비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각된 서류를 그대로 다시 내도 되나요?
재신청도 새 신청이라 서류를 다시 갖추어야 합니다. 기각 사유를 그대로 둔 채 같은 내용으로 내면 같은 지적을 받을 수 있으므로 결정문에 적힌 사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면책을 받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신청할 수 있나요?
신청일 전 5년 이내에 면책을 받은 사실이 있으면 기각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제595조 제5호). 파산절차에 의한 면책도 포함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서둘러 검토가 필요합니다
기각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항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기각 사유가 제6호나 제7호처럼 계획과 소명의 내용에 관한 것이거나, 멈췄던 압류와 독촉이 이미 다시 시작되었거나, 기각 후 새 채무나 수입이 생겨 재신청 서류에 어떻게 반영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면 결정문과 기존 제출 서류를 함께 놓고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여기에 적은 내용은 일반 원칙이므로 실제 사건의 결론은 결정문과 제출 서류에 따라 달라집니다.